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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둘레길 일곱 째 걸음 계척 - 주천 - 노치

숙소의 옥상에 꾸며진 앙증맞은 장독대가 이쁘기도 하다. 기왓장에 새겨진 가르침의 글귀가 눈길을 끄는구나. 안개비를 뚫고 오늘도 이 길을 걷는다마는. 비 피해로 훼손된 길에서 끌어주고 밀어주는 훈훈한 현장. 분홍빛 토끼풀에 빗방울 구슬로 장식을 해본단다. 그리움과 사모함을 느껴보자꾸나. 장독, 꽃단지, 돌솥단지, 화분에 가짓모도 보인다. 말 그대로 雨後竹筍을 마주하누나. 함양댁의 걸작이 탄생하는 현장이란다. 용궁마을 앞길을 지나기도 하면서 춘향골 주천 지리산 둘레길 안내센터을 담아본다. 지리산 둘레길의 발원지라는 자부심으로 제1구간 시작점이라. 부른단다. 전라북도 민속문화재 제35호로 지정된 덕치마을의 띠집의 모습 다소곳한 붓꽃이 숙소로 수줍게 우리를 안내해 주는구나.

전라북도 2023.10.02

지리산 둘레길 여섯 째 걸음 난동 - 탑동 - 계척

연관마을 어귀에 인공저수가 정자에 잠시 머물러 쉬어가는 정자란다. 연관마을 유래비를 보고 마을을 알아보다. 아직 남아있는 이팝나무 꽃 비를 머금고 버거운 듯 고개를 숙이고 수줍음을 띈 모습. 낙환들 꽃이 아니랴! 쓸어 무삼하리오. 비를 머금은 산딸나무 꽃 학수고대하듯 고개 길게 빼고 님 기다리는 모습일까? 점심을 맛있게 먹고 비를 피해 잠시 여독을 풀던 곳. 같은 공간을 어떻게 꾸미느냐? 이것이 문제로다. 지리산 능선을 휘감아 도는 구름이 그려내는 예술! 무 논에 비친 물 그림자 거꾸로 보이는 세상! 중국 산동성의 처녀가 시집오면서 가져와 심었다는 계척마을의 산수유 시목. 맑디 맑은 풀잎이슬 처럼 이쁜 삶이었으면......

전라남도 2023.09.18